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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les & Tips

깃대를 잡고 있던 동반자에게 퍼팅한 볼이 맞았다면?

골프 라운딩 중에는 프로조차도 황당한 일이 많이 일어납니다. 지난번 KLPGA 대회를 관람하던 중 티샷한 볼이 페어웨이를 크게 벗어나 숲으로 들어가려던 순간 넋 놓고 서 있던 갤러리에 맞아 볼이 살아나던 장면을 눈앞에서 직접 목격했습니다. 다행히 그 갤러리는 공을 피하려다가 뒤에 메고 있던 배낭에 볼이 맞아 다치지는 않았지만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죠. 이렇게 선수와 상관없는 갤러리도 일반적으로 자연물이라고 인식되기 때문에 선수에게는 행운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김생민 씨와 김윤경 씨가 그린 위에서 만들어낸 상황은 좀 더 황당합니다.

조금 먼 거리에서 퍼팅 준비를 하던 김생민 씨가 동반자인 김윤경 씨에게 깃대를 잡아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이에 김윤경 씨는 깃대를 뽑아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는 순간. 김생민 씨가 퍼팅한 볼이 그만 김윤경 씨의 발에 맞고 말았습니다. 이거 또 김생민 씨에게는 좋은 우격다짐 기회가 온 거죠. 무조건 중요한 위반을 했다고 윽박지르자 김윤경 씨는 미안해하고 심지어 홀과는 거리가 좀 있었는데도 들어가는 볼이었다는 억지를 부리죠. 과연, 이런 상황을 골프 룰북에는 어떻게 규정되어 있을까요?



포인트는 깃대를 잡아달라고 부탁한 사람

역시 이런 상황도 애매합니다. 아마추어 골퍼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주변에 경기위원이 당연히 없으니 서로 벌타라고 입씨름을 벌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깃대'를 누가 잡아달라고 부탁했는가에 있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는 김생민 씨가 김윤경 씨에게 깃대를 잡아달라고 부탁을 했기 때문에 김윤경 씨는 김생민 씨가 승인한 사람이죠. 따라서 플레이어가 그 승인된 사람에게 볼을 맞혔다면 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은 플레이어에게 있다고 골프 룰은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조심했어야 하는 사람은 플레이어라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벌타는 무척 과해서 스트로크 플레이에서는 2벌타(골프규칙 17-3(b))를 받은 후 볼이 놓여 있는 자리에서 계속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고 매치 플레이에서는 당연히 해당 홀 패배가 되겠죠. 여기서 아마추어 라운딩 중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 하나인 눕혀놓은 깃대를 퍼팅 중 맞혔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도 마찬가지로 플레이어에게 2벌타가 주어집니다. 이런 사례를 정리하고 나니 그린에서는 항상 신중한 플레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는군요. :: NIKE GOLF